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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초유의 빅딜’ 의미·배경
기존 양강체계 재편.. 경쟁력 강화 도모
고사위기 항공업계 살리기 ‘극약처방’
중복 노선 간소화 등 수익성 개선 기대

부실사 간 합병 자칫 부실 더 커질 우려
여객 수요 회복 어려울 땐 유동성 위기
주주 연합·노조 반대도 ‘넘어야 할 산’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전 한 직원이 양 항공사 모형 비행기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전 한 직원이 양 항공사 모형 비행기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해 세계 7위급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나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세계 항공업계가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한항공의 인수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사 주요 주주·노동조합의 반대 등 채권단과 정부 당국, 두 항공사가 인수합병(M&A) 고비마다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분석이다.하나파워볼

16일 ‘제25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보고된 한국산업은행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추진 방안의 핵심은 ‘통합 국적항공사 출범을 통한 국내 항공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 도모’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구조재편 등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 없이는 국내 국적항공사의 경영 정상화가 불확실하다는 인식이 바탕이 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간한 ‘세계 항공 운송 통계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 및 화물 운송 실적 기준 대한항공 19위, 아시아나항공 29위로, 양사 운송량을 단순 합산하면 세계 7위권으로 순위가 상승한다. 국제 화물 수송 기준으로는 대한항공 5위, 아시아나항공 23위로 합치면 캐세이퍼시픽을 제치고 3위에 오른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대한항공(12조2000억원)과 아시아나항공(6조9000억원)을 합쳐 약 20조원이 되고, 자산은 40조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정비나 조종사 교육 등을 일원화하면서 비용이 줄어들고, 중복 노선 간소화를 통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긍정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사실상의 ‘부실 회사’인 두 항공사가 합병해 경영 정상화가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각각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수조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가까스로 연명 중이다.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흑자를 냈다고 하지만, 이는 주업인 여객이 아닌 화물운송 증대와 유휴자산 매각, 순환휴직 등을 통한 고정비 감축의 결과일 뿐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하늘길 봉쇄로 글로벌 항공사들이 줄줄이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고, 여객 수요 회복도 요원한 상황이라 대한항공도 언제든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실시간파워볼

막대한 정부 자금이 경영권 분쟁 중인 회사에 투입되는 점도 문제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지분이 41.4%로 경영권을 노리는 KCGI 등 이른바 ‘3자 연합’(46.7%)에 밀린다. 하지만 산은이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조 회장 측 지분은 47%로 급상승하는 반면 3자연합 지분율은 40%대로 추락한다.

이날 KCGI는 “조 회장의 단 1원 사재출연도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해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 및 아시아나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KCGI는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땅콩회항’, ‘물컵갑질’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한진 총수일가에 대해 정부와 산은이 특혜를 제공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조 회장은 입장문을 내 “그간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저희 가족을 대표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통합 뒤 두 회사에서 이뤄질 중복 기능과 해당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운항·객실·정비·기내면세점·공항조업 등 대부분의 기능이 겹친다. 정부는 일부 잉여 인력이 발생하더라도 조정되는 과정에서 신규 노선이나 신규 목적지 개척을 통해 인력을 재배치 및 흡수한다는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사태 등 변수로 인해 이를 확실히 담보해줄 방안은 없어 보인다.

허희영 항공대(경영학부) 교수는 “대한항공 입장에선 부실기업을 떠안는 건데 그 인력을 그대로 고용 유지하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결국 세금으로 그 유지 비용을 메워주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메가 캐리어’ 어떻게 만들어지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부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5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했다.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부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5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했다. 뉴스1

국내 1, 2위의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및 합병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연내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지만, 유상증자를 비롯한 자금조달이 관건이다.16일 산업은행과 한진칼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자금은 모두 1조8000억원 정도다. 그중 1조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주를 구입하고, 나머지 3000억원은 영구채에 투입할 예정이다.엔트리파워볼

대한항공은 여기에 필요한 돈과 기존 자구안 이행 등을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의 대금까지 합쳐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때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 교환사채 발행을 통한 3000억원 등 8000억원을 지원한다. 한진칼은 8000억원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신주인수대금(1조5000억원)에 대한 계약금 3000억원과 영구채 3000억원 등 6000억원을 연내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합병 무산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은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선 일단 이 자금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양사의 저비용항공사(LCC)도 단계적으로 통합에 들어간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계열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분리 매각하지 않고, 진에어와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16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한항공 여객기 사이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16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청사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한항공 여객기 사이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LCC를 인수할 다른 매각 기업을 찾기 어려운 상황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LCC 3개사가 통합에 들어가려면, 중복 노선 조정과 인기 노선 확대 등 효율성 제고를 위한 개편 작업이 우선 추진돼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지붕으로 합치기 위해선 일정 부분 인력·조직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두 항공사가 독자적으로 운영해온 마일리지 시스템도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도 대한항공 관련 제휴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개편할 방침이다.

다만 통합과정에서 마일리지 인정 비율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두 항공사가 가입한 글로벌 항공 동맹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다. 아시아나항공이 가입한 스타얼라이언스는 대한항공이 가입한 스카이팀보다 규모가 크다. 타이항공, 에티하드 등 국내 소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외항사도 포함돼 있어서 스타얼라이언스 탈퇴에 따른 소비자 항의가 뒤따를 것이란 우려도 있다.

나기천·박세준 기자 na@segye.com

내년 하반기 최고금리 24→20%로 인하
“대부업계, 영업 안 하는게 오히려 유리”
“햇살론 저신용자 포용 한계..부실 우려”
카드·캐피탈사 등 2금융권 타격 불가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 당정협의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 당정협의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은비 이준호 기자 = 내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24%에서 20%로 인하하기로 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이미 한 차례 인하 뒤 일부 대부업체는 영업을 손놓은 상태인데, 이번 결정으로 줄폐업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전날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을 발표하면서 밝힌 연 20% 초과금리 이용 대출고객(차주)수는 239만2000명으로 16조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이 가운데 20% 이하 금리로 전환·흡수가 예상되는 차주는 전체 87%로 207만6000명(14조2000억원) 정도다. 나머지는 금융 이용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불법사금융 이용가능성이 있는 차주만 3만9000명(2300억원) 수준이다.

“대부업체, 대출 옥죄기 전망…영업 이어갈 이유 없어”

법정 최고금리 인하 시기는 내년 하반기지만 지금부터 대부업체들이 대출 옥죄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24%에서 20%로 적용받는 사람들이 그만큼 이자가 경감된다고 하는데 그건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그 사이 구간에 있는 차주들에게는 이제 대출이 안 나갈 것이고,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차주 역시 회사 입장에서는 연장보다는 회수가 이득이기 때문에 연장을 해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20%대 금리가 기준금리 0%대 시대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금리 구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 관계자는 “학계에서도 금리 동조화 현상은 대부업과는 관계가 없다고 한다. 대부업만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기준금리가 아무리 낮아진다 해도 조달금리가 낮아지지 않는 이상 금리는 정해져 있다”고 주장했다.

대손비용 10%, 조달비용 6%, 대부업 중개료 3%에 인건·관리비를 추가하면 20%가 넘을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무리해서 20%를 맞추느니 차라리 영업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보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전날 브리핑에서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을 연간 2700억원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다른 대부업계 관계자는 “인하하기로 한 0.4%포인트만큼 내린다면 햇살론17은 17.9%에서 13.9%가 돼야 하는데, 7등급 이하 차주에게 13.9% 금리로 대출해주는 금융사는 어디에도 없다”며 “그렇게 되면 정책 부실도 상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금융권 관계자도 “금융위가 정책상품을 강화해서 부작용을 보완하겠다고 했지만, 그게 가능했다면 이미 햇살론17이 그런 역할을 소화하고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결국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2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하는 임대차3법의 2탄”이라며 “이제 대출받을 수 있는 사람만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불법사금융 신고건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그만큼 많이 이용한다는 것이고, 불법사금융은 더 활황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대부업법은 대부회사들을 제어하고 등록하기 위해 만든 법이 아니라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서 만들어졌는데, 이제 그런 명분이 없어진 것”이라며 “2금융권은 전체적으로 금리 디자인이 다시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 “중금리 중심 시장 재편”…·여신금융업계 “운신 폭 줄어”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이미 20% 이하를 중심으로 취급하는 대형사는 문제가 없겠지만,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사 입장에서는 고금리를 취급 안 하면 장기적으로는 취약차주 비중이 줄어드니 재무건전성이 좋아질 것”이라며 “중금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역 소도시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중소형사는 지역 영업 규제가 있어서 그에 대한 부담도 있다”라며 “대출을 취급하는 지역에서 어떻게 리스크를 줄일 것이냐가 관건인데 점점 어려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신금융업계의 위기의식도 비슷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금 금리가 최저였다가 다시 올라갈 수 있는데, 그 때 과연 (법정 최고금리도) 다시 올릴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카드론이 사실상 주수익이나 마찬가지인데, 만약 내년에 연체율이 올라서 대손비용이 오르면 금융기관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가맹점 수수료율도 낮춘다고 하니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여전사의 경쟁력은 같은 7, 8등급이라도 상환 능력이 좋은 고객을 추려내는 게 리스크 관리 능력”이라며 “법정 최고금리가 내려가면 어쨌든 운신의 폭이 낮아지고 수익성에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는 규모가 2300억원 정도라고 하는데, 금융위도 그 정도 수준 이상 밀려나는 차주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라며 “정말 소비자를 위하는 고민을 했다면 단계적으로 금리를 낮출 방법도 생각할만 한데 뚜렷한 근거 없이 바로 4%포인트 인하는 아쉬운 선택이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Juno22@newsis.com

독점적 사업자 탄생 우려 공정위 의견에
DH 측 “공정위원들 설득할 수 있을 것”

[서울신문]전문가들 “예상보다 강한 조건” 평가 속
추후 협상 통해 조건 바뀔 가능성 열어둬
심사보고서 관련된 DH측 의견 받으면
새달 9일쯤 전원회의서 최종 조건 결정

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을 이유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달의민족’(배민)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내걸면서 국내 ‘배달 공룡’ 탄생 가능성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공정위 조건대로라면 DH가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배민 인수를 포기하거나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

16일 DH 등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DH 측에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을 인수합병하기 위해선 DH의 자회사인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린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국내 배달 앱 1·2위 사업자인 배민과 요기요가 결합할 경우 배달 시장 점유율이 99%에 달해 독점적 사업자가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실상 인수합병을 불허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DH는 우아한형제들로부터 배민을 약 4조 8000억원에 사들이는 대신 창업자 김봉진 의장에게 DH가 진출하는 아시아 11개국 배달 사업에 대한 경영권을 주기로 했다.

DH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공정위가 보낸 심사보고서 내용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DH 측은 “요기요 매각 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추후 열릴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공정위 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1년여 걸린 공정위의 심사 결론을 뒤집을 수 있는 논리를 몇 주 만에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공정위는 DH 측이 이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제출한 후 이르면 다음달 9일 전원회의를 열어 기업결합 승인 조건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DH가 심사보고서 내용을 올린 사실은 알고 있으나 공정위가 밝힐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DH의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DH는 배민 인수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DH는 결국 요기요 대신 배민을 택하느냐, 아니면 이번 인수합병 계획을 아예 없던 일로 하느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강한 조건이 나왔다고 평가하면서도 추후 협상을 통해 조건이 바뀔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한 전직 공정위 고위 공직자는 “기업 입장에선 뼈아픈 결과”라면서도 “심사보고서는 검찰 격인 공정위 사무처에서 판단한 결론이고, 법원 격인 전원회의에서 뒤집힐 수 있는 만큼 향후 DH 측에서 ‘경쟁제한성을 너무 과하게 판단했다’는 취지로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에게 협정서가 전달되자 박수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회의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에게 협정서가 전달되자 박수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 협정(RCEP)’. 우리나라 정부가 이 협정에 최종 서명하면서 앞으로 수출 시장이 얼마나 열리게 될 지가 관심사다.

’15개 국가’ 전세계 비중 30%… 관세 낮추고 교역 활성화

정부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15일 15개 참가국 정상들의 서명으로 협상 시작 8년 만에 닻을 올렸다.

한국을 포함해 RCEP 가입 국가는 아세안 10개국(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브루나이)에 중국, 일본, 호주,뉴질랜드 등 15개 국가다. 이 들 국가의 무역규모, 인구, 총생산(명목 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이른바 메가 FTA의 출범으로 가맹국 사이에 관세 문턱을 낮추고 체계적인 무역·투자 시스템을 확립해 교역 활성화를 이뤄내자는 것이 기본적 취지다. 예를들면 인도네시아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 현재 최고 40% 관세를 내야하지만 RCEP이 발효된 뒤로는 관세가 0%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가입국 간 원산지 기준을 동일화해 ‘스파게티 볼’(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등으로 FTA혜택을 받기 어렵게 되는 일) 효과를 최소화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식재산권 보호와 경제기술협력 등 여러 방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일본과 첫 FTA 주목… 자동차·기계는 제외 

그렇다면 과연 수출시장은 얼마나 열리는 것일까.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아세안 시장이 10~15% 추가로 개방된다. 한국과 아세안 시장은 지난 2009년 맺은 FTA를 통해 국가별로 79.1~89.4% 시장이 개방됐으나 이번 타결로 관세 철폐 수준을 91.9~94.5%까지 높였다.

특히 한국의 핵심 수출 품목인 자동차, 부품, 철강 등을 비롯해 섬유와 기계부품, 의료위생용품 등의 시장이 추가 개방된다. 관세 철폐로 향후 아세안 등지에서 수입하는 열대과일과 맥주 가격도 싸질 전망이다. 파파야, 구아바, 망고 등에 붙는 관세(30~45%)는 10년에 걸쳐 철폐되고 맥주에 붙는 관세(30%)도 15~20년에 걸쳐 철폐된다.

아세안 시장을 제외한 중국이나 호주, 뉴질랜드는 기존 FTA 범위 안에서 개방 수준이 유지된다. 현재 한국과 중국 시장개방 수준은 91%, 호주와 뉴질랜드는 100%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선 수출 시장이 열리는 것도 좋지만 정부가 국내 시장을 얼마나 내주었는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번 RCEP를 통해 일본과 처음 맺는 FTA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적으로 RCEP에 한일 양국이 관세를 철폐하는 수준은 비슷하다.

품목수로 보면 양국 모두 83% 수준인 750개 품목이 새롭게 개방되고 금액으로 보면 한국이 76%, 일본이 78%다. 공산품만 놓고 보면 일본은 94.1%, 한국은 91.7%의 관세를 철폐한다. 일본이 한국보다 조금 더 많은 액수를 관세 철폐하는 셈이다.

정부는 일본에 대한 국내 산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자동차와 기계 등 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개방 하더라도 관세 철폐 기간을 10~20년으로 길게 잡거나 비선형철폐(관세를 점진적으로 줄이는 대신 기존 관세를 장기간 유지한 뒤 즉시 철폐하는 방식)방식을 활용해 국내 산업의 충격을 줄이기로 했다.

농·수·임산물 시장은 대부분 기존 체결된 FTA 범위 내 품목을 현 수준으로 개방했지만 주요 민감 품목인 냉동새우와 냉동오징어 등 수산물은 양허 제외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충분한 보호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산업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RCEP을 들어갈 때의 비용과 실익을 따져 봤을 때 상대적으로 작은 비용으로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mt.co.kr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정부가 16일 업계 1·2위 항공사 간 빅딜(Big Deal·대형거래)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인수·합병(M&A)을 위한 심사가 남아 있다.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상수로 보고 있지만 공정위 안팎에서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 두 회사의 합병은 2개의 대형 항공사뿐만 아니라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3개의 저비용항공사(LCC) 간 결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합병이 되면 시장점유율을 60% 이상 상회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선 점유율은 각각 22.9%, 19.3%로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양사의 LCC 자회사까지 더하면 점유율이 62.5%에 달해 절반을 넘어선다. 공정위가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를 감안해서 정부는 LCC 3사를 따로 분리해 단계적으로 통합해 대형 LCC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공정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M&A는 대형 항공사 2곳과 LCC 3곳 간의 결합이어서 독과점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정부가 결합을 기정사실화하는 데 대해서는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물론 공정위가 제주항공-이스타항공 합병 등을 승인한 것처럼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능한 회사로 판단할 경우 대한항공과의 결합을 허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회생 불가능한 회사를 살리고자 국책은행인 산은이 혈세를 추가로 투입한다는 점이 논란이다.

산은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산은이 재무적투자자(FI)로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하면 한진칼 3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지분율 41.14%)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조현아-반도건설 3자연합(46.71%) 간 경영권 분쟁이 치열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정부기관이 의도와 관계없이 개입하게 되는 모양새가 된다. 양사 노조의 반발도 거세질 게 불 보듯 뻔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공식화로 양대 항공사의 M&A가 추진되긴 하겠지만 순탄하게 성사될지는 미지수”라며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대의 명분은 충족하지만 정부가 독과점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고 너무나 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얽혀 있어 선결돼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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